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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 ‘보혈’로 사용한 희귀 식물들

by 유용한정보세상 2025. 3. 31.

혈은 한방에서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졌어요. 피가 부족해지면 어지럼증, 무기력, 창백한 안색, 생리불순, 불면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장기적으로는 면역력 저하와 정신적인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조선시대부터 혈을 보충하고 맑게 하는 ‘보혈(補血)’ 개념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고, 이를 위한 식물성 약초가 다양하게 활용되었어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 특정 지역이나 체질에 따라 특별히 쓰였던 희귀 보혈 약초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자하거는 식물은 아니지만, 동물성 보혈제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 이를 대체하거나 함께 쓰였던 식물이 바로 작약이에요. 특히 백작약은 혈을 보충하고,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하며, 생리통과 자궁질환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요. 백작약은 산지의 음지에서 자라는 식물로, 재배가 어렵고 자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급 약재로 분류돼 왔어요. 뿌리를 건조시켜 탕약으로 달여 마시거나, 당귀·천궁과 함께 배합해 여성 보혈제로 널리 사용됐어요.

 

 

하수오는 간과 신장을 보하면서 피를 보충하는 약초로 알려져 있어요. 특히 조혈 기능을 강화하고, 백발을 검게 만들며, 수명을 늘린다는 설화가 있을 정도로 귀하게 여겨졌어요. 하수오는 덩굴성 식물로 산에서 자라며, 뿌리를 캐서 오래 달여 마시는 방식으로 사용됐고, 혈이 부족해 생기는 피로, 안색 저하, 생리불순 등에 자주 쓰였어요. 하수오는 생것 그대로 사용할 경우 간 독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삶아 말린 숙하수오로 가공해 사용해야 해요.

 

녹용과 함께 쓰이던 식물이 있는데, 바로 천마예요. 천마는 뇌와 중추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며, 기혈 순환을 도와 몸을 따뜻하게 해줘요. 특히 기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피가 부족하면 어지럽고, 손발이 떨리거나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천마는 이런 증상을 완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여요. 주로 약술로 담가 복용하거나, 보혈탕의 보조재로 사용되었고요, 지금도 귀한 약재로 여겨지고 있어요.

 

구기자도 보혈 작용을 지닌 대표적인 식물이에요. 특히 간혈이 부족한 상태, 즉 간의 기운이 떨어지고 눈이 침침하거나 손발이 찬 증상에 자주 쓰였어요. 구기자는 열매뿐 아니라 뿌리 껍질(지골피), 잎, 줄기까지 모두 약재로 활용되며, 체질이 허약하거나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추천되는 약초예요. 차로 마시거나 죽에 넣어 먹는 방식도 많았고, 특히 환절기 면역력 저하로 인한 어지럼증과 무기력함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에요.

 

조금 더 희귀한 예로는 진득찰이라는 식물이 있어요. 이 식물은 국내 고산 지대나 북부 지역의 들판에서 자생하며, 민간에서는 피를 맑게 하고 면역력을 높인다는 이유로 보혈약으로 쓰였어요. 뿌리를 삶아 차로 마시거나, 봄에 채취한 어린 순을 나물처럼 데쳐 먹는 방식이 있었어요. 특별히 문헌에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구전으로 전해지는 보혈 식물 중 하나예요. 현재는 자생지가 줄어들고 있어 귀한 자원으로 평가되고 있어요.

 

이처럼 한방에서 보혈 작용을 기대하고 사용한 식물들은 단순히 혈액을 만드는 데만 그치지 않고, 순환을 돕고 기를 보하며 몸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했어요. 특히 여성 질환, 노인성 허약 체질, 만성 피로 증후군 등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되며, 몸의 안쪽부터 천천히 회복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했답니다. 오늘날에도 피로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약 대신 차나 약초죽 등으로 이런 식물들을 활용해보면 부드럽고 지속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