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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해열제로 쓰이던 약초 5가지

by 유용한정보세상 2025. 3. 27.

조선시대 해열제로 쓰이던 약초 5가지

 

조선시대에는 현대적인 의료 시스템이 부재했기 때문에, 일반 백성들은 병을 앓을 때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이용한 민간요법에 크게 의존했다. 그중에서도 열을 내리는 약초는 다양한 질환에 널리 활용되었으며, 고열·몸살·감기·두통 등의 초기 증상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처방 중 하나였다.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같은 전통 의서에는 해열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는 식물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금도 주변 야산이나 밭둑에서 자생하거나 재배되고 있으며, 실질적인 약효와 함께 전통적 복용 방식이 함께 전해지고 있다.

 

 

패랭이꽃은 조선시대 해열제로 널리 쓰인 약초 중 하나다. 《동의보감》에는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보게 한다'고 기록돼 있으며, 특히 어린이의 열감기나 이질 증상에 자주 처방되었다. 패랭이꽃은 꽃이 피기 직전의 줄기와 잎이 약효가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말려서 달인 후 하루 두세 번에 나눠 복용했다. 현대에도 소염 작용과 이뇨 기능이 인정되며,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에서는 지금도 민간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장마 후 급성 열감기에 쓰인 대표적인 생활 약초다.

 

백미꽃도 조선시대 해열 약으로 자주 언급되는 식물이다. 꽃은 흰색이며 들녘이나 야산 주변에서 쉽게 자란다. 《향약집성방》에는 백미꽃의 뿌리를 달여 먹으면 체내 열을 내리고 갈증을 멎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민간에서는 주로 열이 나는 아이에게 뿌리를 얇게 썰어 말린 뒤, 생강이나 감초와 함께 달여서 마셨다. 최근 연구에서는 백미꽃에 포함된 사포닌 성분이 항염 작용과 관련되어 있음이 밝혀졌으며, 전통적으로 ‘열이 날 때 물처럼 마신다’는 말이 있을 만큼 일상적인 약재로 취급되었다.

 

청상자는 오디나무, 즉 뽕나무의 열매가 아니라, 익지 않은 상태의 청색 열매를 일컫는다. 조선시대에는 완전히 익은 오디보다, 덜 익은 청상자를 해열제로 썼고, 특히 열이 나면서 갈증이 심할 때 효과가 있다고 여겨졌다. 《의방유취》에는 ‘청상자는 폐열을 내리고 열로 인한 번갈(煩渴)을 치료한다’는 기록이 있으며, 민간에서는 여름철 더위 먹은 증상이나 열성 기침에 자주 사용되었다. 청상자는 날 것으로 먹기보다 말린 뒤 끓여서 차처럼 마시는 경우가 많았고, 감초와 혼합하면 맛이 순해진다고 알려졌다.

 

노루궁뎅이버섯은 현대에 와서야 건강식품으로 알려졌지만, 조선 말기 농촌 지역에서는 열을 내리고 장 기능을 조절하는 약재로 사용된 기록이 구전으로 전해진다. 숲속 고목 근처에서 자라는 이 버섯은 감기 몸살이나 열로 인한 위장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여겨졌고, 특히 끓여 먹었을 때 해열 효과가 있다는 말이 전해졌다. 《본초강목》 등 중국 의서에도 노루궁뎅이 관련 기록이 있으며, 조선 후기 한의서에 ‘목버섯의 흰 기둥이 열을 내린다’는 표현이 확인된다. 민간에서는 이를 볶아 가루 낸 뒤 끓여 먹거나 죽에 섞어 복용했다.

 

마지막으로 삽주는 해열과 위장질환을 동시에 다스리는 대표 약초로 사용되었다. 뿌리 부분이 ‘백출’이라는 이름으로 약방에서 유통되었고, 체열이 쌓여 식욕이 없거나, 미열이 지속되는 경우에 자주 사용되었다. 《동의보감》에서는 삽주가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속 열을 식힌다’고 설명되어 있으며, 민간에서는 말린 뿌리를 오래 달여 복용하거나, 다른 약초와 배합해 사용했다. 특히 조선 중기 이후, 중풍 이후 열감기가 반복되는 노인의 보양약으로 삽주가 자주 쓰였다.

 

 

이 다섯 가지 약초는 조선시대 해열 민간요법의 핵심 재료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지금도 야산이나 밭둑, 재배지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식물들이다. 이들은 단순히 열을 내리는 기능뿐 아니라, 소화기계, 호흡기계, 면역계 기능을 함께 조절하는 복합적 작용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전통 지식은 시대에 따라 잊혀지고 있지만, 지금도 생태 환경 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이 약초들은 여전히 활용 가능한 실용적 자원이다.